기숙사 생활을 하며 삼행시 클럽을 만들어 고등학교 생활을 함께 지낸
김민영, 유정희, 최수산나.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의 우정도 졸업과
동시에 각자의 다른 생활 속에서 관계가 소원해진다.
시놉만 봤을 때는 사실 그리 기대되지는 않는 그림이었는데 생각보다
독특한 템포와 신선한 얼굴들로 꽤 흥미롭게 본 작품이네요.
친구 관계의 서운함을 보여주고 싶었다는데 감정이입도 많이 되고
극적이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낸데다 엔딩도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이재은, 임지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네요.
3.5/5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수산나(손다현)의 경우 아무래도 하버드(?)로 떠나면서 바로 멀어지며
서운함을 강력하게 어필했지만 김민영(윤아정)과 유정희(김주아)는
같은 기숙사 방을 쓴 단짝으로서 어느정도 일방적이지만 관계를 이어가
쌉싸름하니 괜찮았네요.
그래도 김민영이 초반 예상과 달리 그렇게 빌런으로 묘사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고, 아무래도 어린 나이와 함께 철없는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는 연기가 좋았네요.
그에 반해 묵직하니 표현이 많지 않지만 너무나 민영이를 좋아하는
정희의 캐릭터는 동병상련적인 느낌이 많이 들던~ ㅠㅠ
자취하는 친구 집에서 진짜 어찌 그리 오래 먹고 살고 그랬었는짘ㅋㅋㅋ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지만 민영이는 성적 정정을 위해 정신이 팔린데다
나중엔 도망까지 가서 안타까웠네요.
물론 내가 가진 감정만큼은 힘들겠지만 어느정도는 맞춰주면 좋을텐데
사람마다 애정의 방향과 세기가 다르니 안타까울 따름이었네요.
그래도 민영이를 좀 더 알기위해 일기를 본다던지, 키우는 거북이같이
내성적이고 무던한 정희의 일탈이 귀엽게도 그려졌네요.
사실 민영이가 도망가고 나서는 친구에게 느낀 서운함을 이해해보려는
감독들의 판타지에 가깝다고 보긴 하지만 마지막 햇반 경단과 함께
성적표를 써놓고 가는 엔딩은 그래서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먹지 말라고 말해놓다 도망가면서 굳이 숨겨놓은 푸딩을 먹어치워
더욱덬ㅋㅋㅋ 정희의 성격이라면 아무리 서운해도 민영이를 좋아하기에
건드리지 않았을텐데... 더 역린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누구나 살면서 관계가 영원하지 않다는걸 알게 되지만 한국인이라면
쉽게 공감할만한 시기를 다루어 좋았습니다. 꼭 시기가 문제는 아니지만~
수능에서 시계를 빌려준 정일(임종민)과의 에피소드도 재밌었는데
같은 부류다보니 그냥 멀뚱멀뚱하니 끝나서 안타깝던 ㅜㅜ
돌아와서는 다시 한번 만나봤으면 싶기도 하고~ ㅎㅎ
계속 나왔던 약초꾼이 사실 성격도 그렇고 정희가 아닐까 싶었는데
F를 줬다시피 김민영이었을 줄이얔ㅋㅋㅋ 그래도 성적 평가에
애정이 많이 묻어났는데 소심한 복수 같기도 하고 막판에 큰 웃음 주는
엔딩이었네욬ㅋㅋㅋㅋㅋ
민영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림을 제출했으니
아직은 정희의 애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 같아 기대되는
소심러를 위한 청춘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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