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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련한 눈망울의 회색 당나귀 EO는 세상의 전부였던 서커스단으로부터 구조된 뒤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긴 여정에 오른다. 평화로운 농장, 훌리건으로 가득한 축구장 공포의 소시지 공장, 쇠락 직전의 저택... 다양한 공간을 오가며 겪은 인간 세계는 다정하면서도 잔혹하다.

당나귀 발타자르를 모티브로 하여 동물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리고 있는 영화인데 생각보다 인상적이었네요. 현재를 편견 없이 조망하는 이오의 눈은 말은 못 해도 많은 것을 반영하고 있어 어떻게 보면 전위적이기까지 하지만 한 번쯤 볼만한 영화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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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오는 서커스에서 일하는 당나귀였는데 따스한 주인인 카산드라(산드라 지말스카)와 함께 공연하며 나름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는데 동물단체에서 동물을 구해야 한다고 강제로 해산시키며 떨어지게 됩니다. 사실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집 찾아가는 백구 이야기 뭐 이런 건가 싶었는데...

운동을 위한 사회 운동가들을 비판하는 느낌도 들고 이오의 방황을 보며 사회적인 시선으로 가족을 갈라놓고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아이들 생각도 났네요. 물론 그렇게 구원받은 아이도 없는 건 아니겠지만 동양적인 시선에선 둘의 헤어짐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공연 이외에도 서커스에서 짐을 나르는 일도 했지만 구호되고 나서도 멋지게 살아가는 말과 달리 허드렛일을 전전하게 되는 이오의 인생은 흙수저의 인생을 대변해 주는 듯도 하여 씁쓸했네요. 그런 시선까지 진짜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은 나이가 무색하게 감각적으로 담아내 좋았습니다.

그러한 말을 달래주는 사이 이오는 사고를 치게 되고 당나귀만이 있는 농장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거기서 정신지체아들을 위한 동물 봉사 활동도 하지만 홀로 바깥에서 격리된 걸 보면 여전히 어울리진 못하고 있는데 카산드라가 찾아오면서 이오는 그녀를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카산드라 역시 아직 이오와의 이별에 큰 슬픔을 느끼는 상태로 보이고 서커스 역시 아마도 문을 닫게 되었을 테니 참...

하지만 당연히 그 먼 길을 찾아가는 건 쉽지 않았는데 숲에선 늑대에게 죽을 뻔도 하지만 오히려 사냥꾼의 도움으로 살아나는 게 흥미롭습니다. 여러 번 잡히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인간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 게 인생사답네요. 물론 절대적으론 피해를 많이 받기 때문에 쌉싸름한...

축구 팬들의 싸움에 휘말리는 것도 그렇지만 치료 이후에 다시 동물보호소에서 일하게 되는데 안락사를 당한 동물 시체들을 끌고 다니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네요. 세상의 잣대로 분리되었지만 서커스와 마찬가지로 일은 일대로 하면서 가족과도 떨어져야 하는 이오의 처지는 정말 처량했습니다.

결국 이오는 딱 한 번 인간에게 반항하는데 뒷발로 보호소 직원을 죽임으로써 탈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그저 일하던 노동자였을 뿐이라 모두가 안타까웠네요.

 

다른 말들과 살라미 용으로 실리게 되는 부분에선 정말 어떻게 끝내려는 건지 궁금할 지경이었는데 트럭 기사를 이용해 이민자로 보이는 문제까지 꺼내는 게 대단했네요. 긴 이동으로 말과 이오의 표정이 계속 잡히기도 했었기에 탁월한 연출이었습니다. 특히 폴란드는 동유럽의 이민 최전선국으로서의 이미지가 있다 보니 살해까지 이어지는 범죄 묘사는 상당히 과감했네요.

거기서 우연히 또 마주친 인간이 집으로 돌아가는 신부 바토인데 기름이 떨어져 사러 온 휴게소에 벌어진 참혹한 범죄현장에서 말만 신경 쓰고 있는 경찰들의 모습에 이오를 빼돌립니다. 승용차로 어떻게 이오를 데려가려는 거지 싶었는데 부잣집 아들이라 말 운반 트럭을 불러 해결하는 게 참ㅋㅋㅋㅋ

밑바닥 인생을 훑고 지나 이제 광명을 찾는 건가 싶었지만 바토의 도박으로 이 집 역시 풍비박산 나있었고 계모(이자벨 위페르)는 집을 청산하고 프랑스로 떠날 준비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도박으로 돌아온 거냐 추궁하지만 충격적이게도 계모에 대한 사랑으로 돌아온 것 같은 키스 묘사로 이어지며 이오가 떠나는 게 정말 프렌치스러웠네요.

방황하던 이오는 소 무리에 섞이게 되고 도살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농장으로 들어가는 건가 싶었는데 거부감 없이 마지막 기계 앞까지 도착하는 모습은 비단 짐승으로서 만의 회의감이 아니라 세상에 찌들어 내려놓고 싶은 이들에 대한 묘사도 겸하고 있는 것 같아 어떻게 보면 후련함마저 드는 엔딩이었네요.

카산드라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결국 이오의 끝은 자살이었으니 안타까우면서도 이런 과정을 그저 흘러가듯이 담아낸 감독의 연출이 마음에 드는 영화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끊임없이 일하다 마지막엔 결국 살라미가 되고 말았지만 그렇게 사회의 톱니바퀴가 되어 살아가는 게 소시민들의 삶이니 착잡하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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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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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도, 자비도 없다! 오직 끝없는 복수만이 존재할 뿐! 제2차 세계대전 말, 전설의 퇴역 군인 ‘코르피’. 우연히 금 덩어리를 찾아 도시로 향하던 중, 악독한 나치 부대에게 모든 걸 잃고 만다. 분노가 폭발한 ‘코르피’. 그들을 향한 무자비한 추격이 시작되고 그의 숨겨진 정체가 드러나는데…. 목표는 오로지 ‘복수’ 뿐! 억눌린 그의 분노가 마침내 터진다! 가장 짜릿하고 통쾌한 처단이 시작된다!

무슨 말이 안 되는 제목인가 싶겠지만 끄덕일 수밖에 없는 특이한 영화였네요. 노련한 퇴역 군인의 면모를 기대했는데 데드풀스러운 인자강 캐릭터라니 히어로물은 아니지만 독특해서 좋았습니다. 다만 나머지는 뇌를 빼놓고 봐야 하는 스타일이라 아쉬웠네요. 그래도 B급 병맛 캐릭터 스타일 추가점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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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겨울 전쟁의 전설적인 1인 암살자로 활약한 코르피(요르마 톰밀라)는 어째서인지 2차 세계대전 말, 사금을 캐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소제목도 그렇고 서부영화를 차용한 모습인데 아예 금맥까지 찾아서 두둑하니 캐내는 건 좀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소련과 싸웠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독일과 그럼 동맹국인가?!?? 싶었는데 찾아보니 맞는 것 같네요. 소련 때문에 좀 애매한 위치긴 하지만 영토 확장까진 안 하고 소련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정도라긴 해도... 그래서 나치를 보고서도 회피하지 않은 건가 싶었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너무 위풍당당하게 군자대로행을 하는 주인공은 와...

괜히 핀란드군에서 교육을 포기하고 1인 암살자로 풀어놨는지 알겠던ㅋㅋㅋㅋㅋ 이건 너무 막가파랔ㅋㅋㅋㅋ 그나마 인자강이라 이런 미필스러운 행동에도 살아남아왔던 거지... 잠도 한 번이면 몰라 두 번이나 자고 어이가 없을 정도네요. ㅎㅎ

동맹이라 그런가 가족의 일이 있었음에도 위안부로 보이는 인물들을 발견해도 딱히 나서거나 양심의 가책을 받는 모습은 안 보여줍니다. 그래서 나름의 뇌 빠진 캐릭터에 더 잘 맞는 느낌이긴 하고 결과적으론 같이 다 때려 잡으닠ㅋㅋ

 

캡틴 핀란드~ 액션은 뭐 시원하니 고어적인데 아예 데드풀처럼 현실성 없이 보여줘 괜찮았습니다. 물론 유혈이 낭자하니 초반부터 나가시는 분도 ㄷㄷ 나름 그래도 피해를 많이 입는다는 걸 보여주긴 하는데 그래도 좀비처럼 계속 일어나닠ㅋㅋㅋㅋ 신생국으로서의 고난이 많았던 핀란드의 의인화가 아닐까 싶어서 당시 우리나라의 처지를 생각하면 또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곡괭이 마스터는 비행기 탑승이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데 이제까지 워낙 별걸 다해서 그렇구나~ 하게 만들었네요. 아예 B급이라 재미없지만은 않아 다행이었고 이런 병맛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싶기도 합니다.

복수물이라기엔 오히려 그건 소련에게 다 풀었고 그냥 금을 은행에 가져가는 이야기라 진짴ㅋㅋㅋㅋ 무겁지 않게 지폐로 바꿔달라니 그정도의 금을 바꾸면 더 무거울 것 같은데 그것도 개그였던건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쉬운 점이 많긴 하지만 뻔한 영화보다는 그래도 확실한 특색을 가지고 있는게 괜찮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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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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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저에게 신은 저 여자를 던지셨죠” 지성과 외모 그리고 찌질함까지 타고난, '정열'(강하늘). “모기 같은 존재죠. 존재의 이유를 모르겠는?” 능력과 커리어 그리고 똘기까지 타고난, '나라'(정소민). 영화처럼 만나 영화 같은 사랑을 했지만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한 남남이 되기로 한다. 그러나! 완벽한 이별을 딱 D-30 앞둔 이들에게 찾아온 것은... 동반기억상실?

시놉과 스쳐 지나가는 광고를 통해 어느 정도 그려지는 작품이었는데 생각보다 쌉싸름하면서도 웃겨서 꽤나 재밌네요. 남대중 감독의 전작 기방도령은 정말 별로였지만 이번 영화는 추석에 개봉했어도 충분히 좋았을 정도입니다.

로코를 원래 좋아하긴 하지만 찌질한 강하늘과 아재틱한 정소민의 조합은 정말 미쳤ㅋㅋㅋㅋㅋ 연애는 물론 결혼도 이렇게 유지가 어렵다는 걸 보면 인륜지대사는 대사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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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개는 클리셰 비틀기에 착실한 왕도적 스토리지만 연출의 템포가 생각보다 빠르고 괜찮고 개그의 타율도 몇 개를 제외하고선 꽤 잘 터져서 마음에 들었네요. 알면서도 터질 수밖에 없는 게 도랐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 한쪽은 아니지 않을까 싶었는데 진짜 둘 다 기억을 잃었던 걸로 보이고 차근히 서로가 잊었던 따스한 기억을 되찾아 가는 게 좋았네요. 서로의 기억이 진실이지만 자신의 시각만 보이기 때문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사각지대를 소통을 통해 메꿔나가는 것도 훈훈했고~

30일이 지나며 기억이 돌아온 정열(강하늘)과 아직 돌아오지 않은 나라(정소민)의 신고 기간 90일을 더해 열렸지만 나름의 해피엔딩이라 더 마음에 들었네요. 강하늘은 찌질한 걸 많이 보여줬지만 정소민이 막가파 로코에 이렇게 잘 어울릴줄은ㅋㅋㅋㅋ

다만 정소민의 시각이 주라 강하늘이 마지막까지 회상에서 좋았던 기억이 이상한 건ㅋㅋㅋ 물론 금사빠같이 존재 자체를 좋아하는 게 약간 열정 같은 성향 남자들의 속성인 면도 있어 이해도 가고 정소민이니까~ 싶긴 합니다.

뭔가 500일의 썸머 생각도 나는데 다시 봉합되는 게 취향에 더 맞는~ ㅎㅎ

임형철과 조민수, 임진택과 김선영 부모 연기도 괜찮았는데 동생인 황세인이 진짜 똘끼있게 잘해서 앞으로가 기대되더군요. 언니가 성폭행해는 진짜 도른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하게 영화 스틸이 없어 언시 사진으로~

송해나, 엄지윤의 서브도 괜찮았고~ 두산이 메인으로 나오는데 동네랑은 왜 다 KT위즈인겈ㅋㅋㅋㅋㅋ 물론 잠실에서 촬영하긴 어렵겠지만 ㄷㄷ

남자 쪽의 윤경호, 이상진, 원우 콤비도 좋았는데 나라의 90일 대본이 있는 데다 윤경호의 대사 때문에 이거 극 중 극으로 끝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다행히 그쪽으로 빠지진 않았네요.

다만 그쪽으로 빠졌었던 여운이 남아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마지막 공항 신은 음... 좋아서 좀 아쉬웠네요. 박스오피스 1위도 하고 순위는 좋은데 천박사도 그렇고 그럼에도 관객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들어 영화판의 진짜 규모가 이제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네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귀신 잡는 선무당 나가신다

GV 시사회로 먼저 보게 되었는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하며 펼쳐지는 오프닝까지는 사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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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 2.0 이제는 팟이 대신 낳아드립니다. 기술이 자연을 능가하게 된 머지않은 미래. 거대 테크회사 임원 레이철은 승진하면서 모두가 탐내는 최첨단 자궁센터의 예약 기회를 얻는다. 인공 자궁인 ‘팟’을 통해 임신과 출산이 편리해지고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된 것! 흙과 자연을 사랑하는 식물학자 남편 앨비는 이 ‘자연스럽지’ 못한 과정에 반기를 들지만, 이내 레이첼에 대한 사랑으로 팟 출산을 감행하기로 한다. 알을 닮은 인공 자궁 팟, 모니터링 앱, AI 상담사까지, 상상할 수 없던 ‘팟 제너레이션’ 부모 되기 여정이 지금 펼쳐진다!

갑작스러운 일정으로 영화를 뭘 보지~ 하다 봤거나 보기는 좀~한 영화가 한가득이라 고른 작품인데 애플스러운 인공 자궁인 팟으로 자손을 낳는 미래를 그려서 흥미롭네요. 블랙미러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워 근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소재가 잔잔하지만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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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멀어진 세대라 식물학자로서 돈벌이가 안되는 남자, 앨비(치웨텔 에지오포)와 인스타그램 류의 관리 회사 중견으로 주 수입을 맡고 있는 여자, 레이첼(에밀리아 클라크)의 조합은 식상하긴 하지만 흥미로운데 그 와중에 AI에 대한 입장 차이에 따라 AI의 반응이 다른 것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사실 무서운 지점이기도 한데 창조물이 오히려 반응에 따라 응대가 달라진 다는 것은 마지막 쿠키에 나오는 아이가 부모를 선택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에 오버랩 되며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더군요. 자식인 AI가 결국 인간이란 부모를 이성적인 잣대로 판단하여 선택한다면 인류의 존망은 과연... 스카이넷 충성 충성!!

또한 극 중에서 나오긴 하지만 앨비가 자연스러움에 집착할 때 오히려 자궁 선망이라는 주장에 직면하게 되는데 사실 인간의 욕망 중 하나가 자손을 남기는 것이기에 스스로는 불가능한 남성으로서 오래전부터 여성에 대한 부러움 중 하나인 자궁 선망을 넣은 게 마음에 듭니다.

여기서도 DNA 표본을 고를 수 있게 만드는데 부부가 같이 와도 남편 유전자를 넣을 것이냐부터 물어보는 게 진짴ㅋㅋㅋㅋ 근데 그게 오히려 좋았네요. 아들을 낳으려면 Y 염색체가 있어야 하니 남자가 필요하긴 하지만 남편은 아니어도 되니~ 현재는 남성이 혼자서는 입양이 더 어려운 시대인데 혼자만의 유전자로 자식을 낳을 수 있다면(돈이 좀 들게 묘사되지만) 나름 출산율 감소로 문제화되는 현재에도 해결 방안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HER가 나오고 팟이 있다면 디스토피아적으로 묘사되기 쉬운 근미래도 나름 살만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기엔 아직 너무 먼 미래인 것 같아 아쉽긴 하네요. 어서 특이점이 돌파되기를 ㅜㅜ

 

[Her] 그녀가 필요하다

사만다가 필요하다. 언제쯤 저런 AI가 나올까? 나만의 사만다가 아니더라도 나를 공유하며 나아갈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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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필요하지 않지만 자연의 힐링은 필요하기에 기술적으로 만든 자연으로 대체된 자연은 실리적인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데 신체 임신 역시 돈이 없거나 순서를 기다릴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여기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인공 자궁인 팟 분리나 회사 거치까진 예상했는데 아이가 수면에 방해되니 꿈으로 제어하여 재운다는 개념은 정말 블랙미러스러웠네요. 사실 그래서 마지막엔 팟이 가짜로 영상을 띄워주는 것이고 실제 아이는 없는 진짜 블랙코미디로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잔잔하니 마무리되어 나름 다행이기도 했습니다.

특송이 아닌 일반 배송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그렇고 훈훈하니~ 물론 부모가 되며 바로 회사에서 평가가 하락하는 모습은 아쉬울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선택의 대가이고 외부적 평가가 아닌 인간의, 자기 자신의 인생에서 어느 것이 우선인가를 생각했을 때, 앨비와 레이첼은 서로와 부모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모습이 희망적이었습니다.

또한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인공 자궁에 반대해서 앨비가 의아해 하는 것이 나오는데 자신들의 이슈가 기술적 진보로 인해 해결되어 가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을 꼬집는 것인지 새로운 먹거리, 다시 회귀하는 반대를 위한 반대적 집단 면모를 보여주는 것인지 흥미로웠네요.

원래 자신의 몸에서 낳지 않기에 인공 자궁이라 하여도 애착감에서는 안정적인 앨비에 비해 점점 임신한 사람들의 몸을 부러워하게 되는 레이첼은 현대 미디어에서 임신과 육아의 고통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반대적 모습을 조명해 주기도 합니다. 결국 정반합의 묘리대로 출산만은 자신의 태몽대로 자연 출산을 하여 그래도 아직은~이라는 느낌이었네요. 소피 바르트 감독은 찾아보니 70년 대생이신데 그래도 로망이 있으신 듯 ㅎㅎ

너무 디스토피아적이지 않게 진화되어 가는 미래를 다룬 영화라 잔잔하긴 하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어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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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보고 기대를 놓았으나 스타워즈 로그 원의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란 점과 이동진의 평 때문에 그래도 혹시나~ 하고 시사회로 본 크리에이터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서양인의 눈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수많은 클리셰 속에 오리엔탈리즘이 꽤나 깔려있어 장르적으로 친숙하다면 아쉬울만한 영화네요. 아니라면 AI가 실제적으로 다가오는 시대에 가볍게 볼만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3 / 5

선택은 이 짤의 분위기에 대한 호불호를 기준으로 하는 것도~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AI를 새로운 종의 출현으로서 집중했고 기저의 역사성과 미국의 파병, 개입 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시도였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뻔하기도 한데다 거기에 대한 안티테제로 들고 온게 오리엔탈리즘인건 좀... 대놓고는 아니라 비교적 잘 섞이긴 했는데 아직도 스타워즈 시리즈를 찍는 줄 아는건가 싶기도 했네요.

게다가 알피(매들린 유나 보일스)가 귀엽기는 하지만 기존의 세대를 대체할만한 존재와 순진무구함 사이를 너무 스토리 편의적으로 오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물론 아직 어린 개체라 미숙한 건 이해가 가지만 갑자기 로봇의 자유라고 답할 정도의 생각도 가지고 있다 보니 극 중에 성장하든지 아니면 한 성향으로 모는게 낫지 않나 싶더군요.

그래도 자폭 공격이라든지 민간인의 목숨을 놓고 희생하는 군인 정신 등을 보여주는게 뭉클하긴 했습니다. 물론 미군 측도 처음부터 똑같이 보여주곤 있지만...

하룬(와타나베 켄)은 끝까지 사는게... 사실 어떻게 보면 반자이 어택이나 2차 세계대전의 일본군이 동남아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이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니르마타를 지킨다기엔 좀...

물론 마지막 공격에선 일본 본토도 폭격하는 느낌인데 실패하면서 묘했습니다. 최후의 도피처이자 본거지가 티베트풍인 것도 너무 이상했고;;

미군(앨리슨 제니) 측은 그래도 그나마 무자비한 복수자들로서 자살미션에 투입된 척살대로서의 모습이 제대로 그려지는게 괜찮았네요. 다만 반 부활적인 기술에 대한 언급이 부족해 왜 미국만 쓸 수 있는지, 왜 니르마타에겐 쓰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들었네요.

반응을 보면 새로운 기술도 아닌 것 같고 심지어 마지막엔 성공까지 하니까... 무슨 신념이라던지가 깔려있으면 모르겠는데;;

조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를 만난 마야(젬마 찬)는 니르마타이자 예수처럼 부활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는데 결국 사랑으로 감싸주는게 조슈아의 한을 달래줘서 짠했네요. 물론 완전 폭발하지 않았고 알피가 이상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줘 혹시나 로봇화된 마야가 탈출구를 찾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니면 알피가 웃는게 너무 이상하게 보였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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