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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첫사랑이 수십년만에 알프스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연락에
흔들리는 45주년 결혼기념식을 앞둔 부부의 이야기를 다뤄서 흥미로웠고
그냥 사랑만이 아니라 신념과 그 대가에 대한 내용까지 살짝씩 들어가서
꽤나 재미있었네요.

닥터 지바고의 톰 커트니가 첫사랑 이야기에 촐싹대는 노인으로 나오고
샬롯 램플링이 바라보는 느낌이라 진짜 너무 캐릭터를 잘 잡았던 ㅎㅎ

95분으로 비교적 짧은데 부부의 과거사를 대부분 들어내서 상상의 여지를
많이 두게 만들고 딱 적절히 연출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하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사랑 이야기에 뭔가 그 때로 돌아간듯한 제프(톰 커트니)가 처음에는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싶었는데 보면 볼 수록 케이트(샬롯 램플링)가 그럼
지금까지 제프와 어떻게 살아왔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네요.

사실 첫사랑은 남성이 평생 가지고 간다던가 뭐 그런 흔한 스토리인가
싶어서 그다지~ 싶었는데 진행되면서...

우선 첫사랑의 사진은 진짜로 그냥 쳐박아뒀던게 맞았을걸로 보이는데
임신한건 이제서야 알았으니...평소에 이야기를 많이 했었겠지만 그건
말 안한걸로 나와서 충격이 있겠더군요.

근데 집에 같이 찍은 사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제프는 케이트가
그동안 계속 사진찍는걸 거부했다는 말을 하는데 케이트가 그럴 듯한
말로 거부했지만 첫사랑을 찍은 슬라이드들을 보면 제프는 사진을
좋아하거나 평범하게 사진을 남기는 것 정도는 괜찮아 하는 사람이라
그동안 몇번의 권유를 해왔을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계속해서
거부하다가 첫사랑에 시선이 잠시 쏠리자 사진을 제안하는거죠.

그리고 이보다 더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지만 자식에 대한 것도 이것과
마찬가지의 궤를 그리고 있다고 봅니다. 자식이라도 있었으면...이라고
케이트가 말하는데 사진과 같은 방식으로 거부당했던게 아닌가 싶어서
제프의 45년이 케이트의 주도 하에 돌아갔을 것이라고 짐작되더군요.

제프의 성격으로 봤을 때 아이를 원하지 않았을리는 없을테고 능력에서
문제는 없었으니...

그대로 돌려받는 신념의 대가랄까 부부의 신뢰가 금갔을 때 흔히들하는
결합요소가 현저히 부족한 부부의 위기를 참 잘 그렸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제프의 사랑이 모자라느냐하면 첫사랑과 전혀 다른 사람(?)을
선택한 것에서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같은 머리색때문에 케이트가
억측을 피기도 하는데 그럴려면 다른 성향까지 비슷한 사람을 고르지
않았을지...첫사랑은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하고 아이도 가졌는데;;

 

 




그렇기에 케이트의 주도 하에 제프의 기울어진 애정으로 돌아가는 듯한
부부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했고 제프는 다시 본궤도로 돌아오는 모습을
파티에서 보여주지만 나만 바라보는 멀찍한 온기를 원했던 케이트는
그럴 마음이 없어집니다.

케이트의 자유를 축하하면서도 제프의 자유도 축하하게 되는...
뭔가 묘한 영화였네요. 그리고 그래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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