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유명한 디어 에반 핸슨은 이미 원곡들이 음원으로 나왔어서
즐겨 들었던지라, 원작 배우인 벤 플랫이 주연을 맡아서 영화화되다보니
상당히 고대한 작품인데 넘버들로만 상상했던 내용과는 차이가 있네요.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관람 후 읽어본 원작과 다른 각색과 연출은
좋은 원석을 너무 아쉽게 만들었습니다. 씬이나 감정 연결도 원더의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이라 기대한 것도 있는데 좀 의외였네요.
물론 기대가 독이 되었던거지 영상으로 본다는 매력은 있다고 봅니다.
뮤지컬에 더 최적화되긴 했겠지만 한국에선 아직 초연도 하지 않았으니
눈으로 볼 수 있는건 또~ 그러다보니 팬으로서 애매한 느낌이긴 하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넘버로만 스토리를 상상해왔던지라 떨어지는게 자살하려 떨어졌었단건
좋았네요. 하지만 코너(콜튼 라이언)가 영혼 상태로 나오는 원작과 달리
실사화(?)를 거치며 이런 판타지적인 부분이 빠지다보니 많이 아쉽네요.
특히 Sincerely, Me 파트에서부터 영혼 코너가 같이 편지를 쓴다고
상상했었는데 아예 영혼 파트를 없애버려 모든 관계가 어그러지고
에반이 좀...이상한 캐릭터가 되어버려서;; 물론 원래부터 병이 있으니
감안할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소시오패스로 보일 정도라 하...
에이미 아담스와 대니 피노
제일 좋아하는 넘버 중 하나인 In the bedroom down the hall 같은
데모곡이 쓰일 수도 있을까 했지만 To break in a glove 등등
너무 많은 곡들이 사라지다보니 흐음...
줄리안 무어와의 재결합은 아무래도 공감가는 바가 있어 좋았는데
다른 갈등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다들 팬들이니 알지?!?? 이런 정도의
전개라 아쉬웠네요.
곡은 줄이고 대신 차지한 연기 분량은 툭툭 끊기는 느낌이라 차라리
스토리가 없지만 노래가 풍부한 캣츠가 나은거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뮤지컬도 영화도 아닌 느낌으로 애매하기만해서 영 ㅠㅠ
알라나 역의 아만들라 스텐버그도 같이 정신과 약을 먹는 사이인건
괜찮았지만 나머지는 soso하니~ 힐링과 공동체를 내세우고 있지만
효과적이진 않아 보이네요.
조이 역의 케이틀린 디버
코너의 과수원을 마지막으로 한 엔딩은 좋았네요. 늦었지만 진짜로
드러난 정보라도 다시 찾아보고 에반과 연결되게 만드는건 해피하게
끝나기 쉬운 뮤지컬 작품들 사이에서 확실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조이와 에반의 케미는 영 어정쩡한 느낌이 있는데다
에반에 벤 플랫을 쓸거면 조이도 좀 나이를 맞춰줬어야 하는거 아닌지;;
벤 플랫의 연기가 나쁘지 않고 오히려 좋기 때문에 더 아쉬워진
영화화였네요. 영혼 코너만 넣었어도 훨씬 나았을 것 같은데 대체 왜...
공감하며 서로가 이해해 가야할 내용인데 제일 중요한 키를 뺐으니
자기합리화적인 캐릭터에 그치는데다 주변 인물들의 갈등도 그냥
에반의 불쌈함에 동조하여 산 자는 살아야지에 수렴되니 참...
에반도 초반 강박장면을 제외하면 그렇게 심한 정신병으로 보이지는
않으니 더 그렇게 느껴지네요.
영혼이 아니라면 환각 상태를 이용해서라도 에반에게 상황을 면피하려
계속된 거짓말만 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코너와의 연대를 어느정도
집어넣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 아쉬워지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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