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kg의 거구로 세상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대학 강사 ‘찰리’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10대 딸 ‘엘리’를 집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매일 자신을 찾아와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하면 전 재산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시놉만 보면 흔한 독립영화풍이 그려지지만 블랙스완이나 마더!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라 나름 기대하고 본 영화입니다. 하지만 연극에서 출발한 작품이라 그런지 브렌든 프레이저의 열연이 돋보였지만 생각보다는 잔잔하네요. 공감되긴 하지만 쉽게 추천하긴 호불호가 있겠습니다.
3 / 5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엘리(세이디 싱크)의 얄미운 연기가 좋긴 했지만 엄마(사만다 모튼)가 사악한 애라고 언급한 만큼의 파워는 못 보여준 것 같아서 아쉽긴 합니다. 감독이 감독이니만큼 뭔가 한방이 더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가족주의에 더 기울어지면서 감동적으로 끝났네요.
물론 꼭 파격적일 필요는 없지만 사랑을 위해 자신을 버린 아버지 찰리가 새를 돌보는 것이 열받아서 먹이 접시를 깬다거나 자기도 모르게 부엌에 칼질하고 있는 모습만으론 뭔가 귀여운 수준이라... 물론 아버지도 다 알면서 긍정적인 시선을 계속 보내는 게 대단하긴 합니다. 특히 경멸적인 시선에서 필력을 찾는 건 예상했지만 빵 터질만했던~
리즈(홍 차우)가 자식도, 부인도 버리고 찾은 사랑의 동생이었을 줄이야... 어쩐지 게이인데 게이 친구(?)라곤 해도 이 정도의 헌신을 보여준다고?!?? 했었는데 역시나...
끝까지 그래도 찰리의 바람대로 행동하는 게 대단했네요. 오빠에 대한 것 때문인지 알면서도 음식을 챙겨주는 것을 거부할 수 없는 것도 너무 짠했고...
토마스(타이 심킨스)도 끝까지 교리를 펼치는 게 진짜 다들 자신의 뚝심대로 사는 게 미쳤ㅋㅋㅋㅋㅋ 그 역시 청소년기의 방황을 잘 보여줬는데 찰리와 비슷한 긍정적인 시선을 장착해서인지 돌아가는 게 좋았네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 한 명만 있다면... 여기서는 그게 가족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엄마에겐 사악하다 평가받고 세상과 척지고 사는 자신이지만, 햇살 같은 찰리의 영향이 늦었지만 그래도 따스하게 엘리를 비추며 빛나는데 정말 광채가 나는 듯하게 연출해 내 대단히 좋았네요. 물론 이다음에 승천하는 듯한 신은 음... 너무 종교적이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도 나이가 들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우울한 영혼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돌파구나 반전의 키는 결국 자녀가 되기 마련인데 물론 이해도 되고 그러리라 공감되기도 하지만 자녀가 없는 영혼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참으로 더 암울해질 수밖에 없는 작품이네요.
물론 해답을 내놓을 필요는 없지만 찰리는 메리와 자녀를 낳기 위해 위장결혼(?)을 감행했던 것으로 보이는지라 그렇게라도 자녀를 만들어서 인생 최고의 에세이를 써 내려가는데 성공하는 걸 보여주다 보니 착잡했습니다.
그러다가 진정한 사랑에 둘 다 버렸음에도 피에 이끌려 구원까지 받게 되는 모습은 엘리의 입장과 같지만 그럴만한 능력이 안되는 현세대로서 지난 세대의 해법 중 하나를 보는게 묘했네요. 가족을 넘어서는 관계가 있을 순 있겠지만 가족같지는 않을 것이기에 구원과 작품을 만들어낸 찰리가 부러워지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영웅] 진실과 진술 (0) | 2023.03.13 |
---|---|
[소울메이트] 좁아진 우정 (0) | 2023.03.12 |
[코엑스 메가박스] 컴포트 10관 C열 (0) | 2023.03.10 |
[스즈메의 문단속] 다녀왔습니다 (0) | 2023.03.10 |
[2023] 1월의 영화 굿즈 등등 (0) | 2023.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