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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만 보고는 장애인 소녀가 다자녀 가정에서 밀려나는 내용인가 싶어 어둡게 느껴지고 손이 쉽게 가지 않는 영화였는데 시사회로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냥 아름다운 작품이라 눈시울이 따뜻해지는 게 참 마음에 드네요.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빨간 머리 앤이 생각나서 더 좋았고 힐링이 되는 영화라 누구에게나 추천합니다.

4.5 / 5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앤의 안티 테제인 느낌마저 드는 코오트(캐서린 클린치)는 집과 부인, 자식들에게 관심이 없고 불륜을 저지르는 듯한 아버지(Michael Patric)와 많은 자식들과 임신으로 심신이 지친 어머니(Kate Nic Chonaonaigh) 사이에서 내향적이지만 나름의 반항을 하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집안의 골칫덩이가 된 그녀를 방학 동안이라도 친척 집으로 보내는 게 참 착잡하면서도 어렸을 때 오래 시골 친척 집에서 살았던 기억 때문에 더 묘한 감정이 드는 작품이었네요.

방학 동안이었지만 아예 데려가 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은 정말 가슴 아팠던...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우는데 그런 집안에 있었지만 천성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괴짜스럽게 행동하거나 가족을 회피하게 된 코오트는 숨겨진 아픔이 있지만 서로를 챙기고 사랑하는 에블린(캐리 크로울리)과 션(앤드류 베넷)을 만나 다시 말과 질문을 던지고 다시 응답을 받는 선순환을 보여주며 다시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찡했습니다.

묘하게 초록 페인트 칠이 된 집의 외견도 그렇고 친척들의 나이가 있다보니 앤 생각이 나게 말과 행동이 나아지는 코오트를 보면 참 ㅠㅠ

 




하지만 그런 부부에게도 숨겨진 비밀이 있었으니 아이 옷이 있다 든지로 살짝씩 힌트를 주다가 말 많은 이웃 주민에 의해 자식을 잃은 슬픔에 대해 알게 되는 게 화가 난다기 보다는 슬펐네요. 어차피 돌아갈 아이이기에 그래도 정을 덜 주려고 하는 션도, 자식의 옷을 입힐 수밖에 없었던 에블린도 그런 이웃에게 화를 낸다기보다는 그녀와 비슷한 성정을 보여주는 게 좋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쿠키를 슬쩍 주는 게 너무 애틋했네요. 그리고 우물에 빠질 때는 정말 너무... 아이니까 모를만한 버킷의 반작용을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시 돌아가면 안 돼... 했지만 결국 집에 돌아온 코오트는 감기인 척 기침으로 잠시라도 미뤄 보려다 실패합니다. 하지만 기분이 상한 와중에도 대문을 꼼꼼하게 닫고 돌아가는 사이에 션이 칭찬했던 달리기로 따라잡아 아빠라고 부르는 게 너무 눈물 났네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진짜 자신의 집을 찾아낸 그녀는 이후에는 괜찮을 것 같아 너무 다행인 엔딩이었습니다.

모유가 아닌 분유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친부모가 아닌 양부모에 대한 느낌도 살짝 있었네요. 이모 집에서 컸다 보니 어렸을 때는 이모께 엄마라고 했다는데 가끔씩 볼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참...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굴곡과 상관없이 이상하게 초반부터 연출의 흐름이 이상하게 아름답다고 되뇔 정도로 부드럽게 흘러가는 게 독특했던 아일랜드의 언어와 자연이 너무나 잘 어울려 푹 빠져보게 된 작품이었네요.

 




그리고 또 하나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코오트가 뭔가 이상~하게 아이유와 닮았다는 겁니다. 캐릭터도 그렇다 보니 더 어울린 느낌도 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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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가

캬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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