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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 2.0 이제는 팟이 대신 낳아드립니다. 기술이 자연을 능가하게 된 머지않은 미래. 거대 테크회사 임원 레이철은 승진하면서 모두가 탐내는 최첨단 자궁센터의 예약 기회를 얻는다. 인공 자궁인 ‘팟’을 통해 임신과 출산이 편리해지고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된 것! 흙과 자연을 사랑하는 식물학자 남편 앨비는 이 ‘자연스럽지’ 못한 과정에 반기를 들지만, 이내 레이첼에 대한 사랑으로 팟 출산을 감행하기로 한다. 알을 닮은 인공 자궁 팟, 모니터링 앱, AI 상담사까지, 상상할 수 없던 ‘팟 제너레이션’ 부모 되기 여정이 지금 펼쳐진다!

갑작스러운 일정으로 영화를 뭘 보지~ 하다 봤거나 보기는 좀~한 영화가 한가득이라 고른 작품인데 애플스러운 인공 자궁인 팟으로 자손을 낳는 미래를 그려서 흥미롭네요. 블랙미러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워 근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소재가 잔잔하지만 재밌습니다.

3.5 / 5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연과 멀어진 세대라 식물학자로서 돈벌이가 안되는 남자, 앨비(치웨텔 에지오포)와 인스타그램 류의 관리 회사 중견으로 주 수입을 맡고 있는 여자, 레이첼(에밀리아 클라크)의 조합은 식상하긴 하지만 흥미로운데 그 와중에 AI에 대한 입장 차이에 따라 AI의 반응이 다른 것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사실 무서운 지점이기도 한데 창조물이 오히려 반응에 따라 응대가 달라진 다는 것은 마지막 쿠키에 나오는 아이가 부모를 선택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에 오버랩 되며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더군요. 자식인 AI가 결국 인간이란 부모를 이성적인 잣대로 판단하여 선택한다면 인류의 존망은 과연... 스카이넷 충성 충성!!

또한 극 중에서 나오긴 하지만 앨비가 자연스러움에 집착할 때 오히려 자궁 선망이라는 주장에 직면하게 되는데 사실 인간의 욕망 중 하나가 자손을 남기는 것이기에 스스로는 불가능한 남성으로서 오래전부터 여성에 대한 부러움 중 하나인 자궁 선망을 넣은 게 마음에 듭니다.

여기서도 DNA 표본을 고를 수 있게 만드는데 부부가 같이 와도 남편 유전자를 넣을 것이냐부터 물어보는 게 진짴ㅋㅋㅋㅋ 근데 그게 오히려 좋았네요. 아들을 낳으려면 Y 염색체가 있어야 하니 남자가 필요하긴 하지만 남편은 아니어도 되니~ 현재는 남성이 혼자서는 입양이 더 어려운 시대인데 혼자만의 유전자로 자식을 낳을 수 있다면(돈이 좀 들게 묘사되지만) 나름 출산율 감소로 문제화되는 현재에도 해결 방안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HER가 나오고 팟이 있다면 디스토피아적으로 묘사되기 쉬운 근미래도 나름 살만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기엔 아직 너무 먼 미래인 것 같아 아쉽긴 하네요. 어서 특이점이 돌파되기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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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필요하지 않지만 자연의 힐링은 필요하기에 기술적으로 만든 자연으로 대체된 자연은 실리적인 세계관을 잘 보여주는데 신체 임신 역시 돈이 없거나 순서를 기다릴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여기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인공 자궁인 팟 분리나 회사 거치까진 예상했는데 아이가 수면에 방해되니 꿈으로 제어하여 재운다는 개념은 정말 블랙미러스러웠네요. 사실 그래서 마지막엔 팟이 가짜로 영상을 띄워주는 것이고 실제 아이는 없는 진짜 블랙코미디로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잔잔하니 마무리되어 나름 다행이기도 했습니다.

특송이 아닌 일반 배송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그렇고 훈훈하니~ 물론 부모가 되며 바로 회사에서 평가가 하락하는 모습은 아쉬울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선택의 대가이고 외부적 평가가 아닌 인간의, 자기 자신의 인생에서 어느 것이 우선인가를 생각했을 때, 앨비와 레이첼은 서로와 부모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모습이 희망적이었습니다.

또한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인공 자궁에 반대해서 앨비가 의아해 하는 것이 나오는데 자신들의 이슈가 기술적 진보로 인해 해결되어 가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을 꼬집는 것인지 새로운 먹거리, 다시 회귀하는 반대를 위한 반대적 집단 면모를 보여주는 것인지 흥미로웠네요.

원래 자신의 몸에서 낳지 않기에 인공 자궁이라 하여도 애착감에서는 안정적인 앨비에 비해 점점 임신한 사람들의 몸을 부러워하게 되는 레이첼은 현대 미디어에서 임신과 육아의 고통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반대적 모습을 조명해 주기도 합니다. 결국 정반합의 묘리대로 출산만은 자신의 태몽대로 자연 출산을 하여 그래도 아직은~이라는 느낌이었네요. 소피 바르트 감독은 찾아보니 70년 대생이신데 그래도 로망이 있으신 듯 ㅎㅎ

너무 디스토피아적이지 않게 진화되어 가는 미래를 다룬 영화라 잔잔하긴 하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어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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