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바리스타로 따분한 인생을 살던 '시그네'에겐
행위 예술가로 매거진 표지를 장식한 남자친구 '토마스'가 있다.
점점 유명해지는 '토마스' 옆에서 자꾸만 소외당하던 '시그네'는
인터넷에서 발견한 정체불명의 알약으로 남자친구의 사랑은 물론,
세상의 관심까지 독차지할 황당한 계획을 세운다.
사실 SNS 중독을 다룬 영상물은 많이 있었지만 기성세대의 눈높이에서
그려지다보니 교훈적인 내용이 주였는데,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노르웨이 제작사, 오슬로 픽처스의 작품이라 그런지 좀 더 제 3자적이지만
당사자적인 입장에서 그려진게 아주 마음에 듭니다.
SNS 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면에서 분리된 자아같은 커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공감도 가고 꽤 한계까지 가보는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의
연출로 생각보다 식상하지 않아 추천하네요.
4.5 / 5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토마스(아이릭 새더)와 시그네(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천생연분임을 증명하는게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
허영심이 조금씩 생겨나는 시그네의 입장도 잘 그려내고 있지만
그에 반응하여 토마스도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게 미쳤ㅋㅋㅋㅋ
그러면서도 시그네가 병에 걸리자 그녀의 모습을 가지고도 돌보는 자신이란
또 다른 매력을 찾아내는게 왘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런게 사실은 실제로
어느정도는 생각해봤던 것들이라 너무 공감도 가고 뜨끔했네요.
둘이 지지고 볶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약간 권태기를 넘어 가족같은
사이라 그런지 그런 것 보다는 예술가의 두 가지 면모를 커플로 나누어
한번에 보여주는 느낌이라 꽤나 좋았네요.
나르시스트, 자기본위적인 캐릭터를 말 그대로 보여주는 토마스인데
법 위의 예술을 보여주다(?) 잡혀가는 것도 도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보면 무슨 생각이지?!?? 싶기도 하지만 저정도는 해야~
싶기도 하고 아마 복역하고 나면 오히려 훈장으로 커리어를 더욱더
쌓아 잘 나가지 않을까 싶어 사실 나름 그 행동력이 부럽기도 하네요.
그에 반해 관심병자인 시그네는 토마스 옆에서 생각은 어느정도 하지만
행동력에서 토마스를 따라갈 수 없어 뜻을 이룬바가 없는데
개 사고로 인해서 관심을 충족할 방법을 찾고 그와는 정반대인
자기파괴적이게 바뀌는게 참...
장애인을 기용하는 모델 회사도 장밋빛 희망을 보여주나 싶었지만
계속된 과다 복용으로 결국...
공상적인 면도 그렇고 시그네적인 면모가 많다보니 보면서 참 공감가고
차라리 문제라도 있었으면 했을 때도 있었던지라 슬펐네요.
그렇기에도 보신적인 인간이다보니 시그네의 행동력도 못 따라가는게
뭔가를 만들고 싶은 입장에선 둘 다 대단하게 보이는게 웃펐습니다. ㅠㅠ
물론 시그네의 계속된 복용은 정말... 어쩔 수 없게 되는걸 알지만...
너무 안타깝기는 했네요. 스스로 망가지며 조금씩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그녀와 달리 토마스는 나르시스트다보니 자신이 정한 한계 내에서만
초법적이더라도 남을 파괴하면서 커지는게 흥미로웠습니다.
짝사랑남인 스티안(Steinar Klouman Hallert)을 이용한 약 구입도 그렇고
웃프면서도 엄마와 차 한 잔은 마셔주는 등 나쁘게만 묘사되지는 않아
더 슬펐네요.
문제적 커플이지만 딱히 서로를 생각보다 이용하지 않는 것도 그렇고
오히려 한몸같은게 참 인상적이었네요. 시그네가 관심때문에 방해를
엄청 하긴 했지만ㅋㅋㅋㅋ 폭발은 해도 헤어지진 않는겤ㅋㅋㅋㅋㅋㅋㅋ
토마스가 잡힌 것도 그녀가 없어(?) 혼자 들어갔다가 그런 것도 있다는
느낌이기도 해서 재밌었습니다. 둘 다 극단적인 캐릭터긴 하지만
첫 나레이션도 그렇고 예술을 하는 방법론에 대한 영화같아 좋았네요.
시그네는 사실 그리 예술을 하고 싶어했던 것 까진 아니겠지만 ㅎㅎ
물론 일반인의 눈에서야 기자 친구였던 마르테(Fanny Vaager)와 같은
반응을 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속으로 좋았어서 오슬로 픽처스의 현실적이고 날 것 같이 과감한
연출이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나올 영화들이 기대되는 바이네요.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압꾸정] 니맛도 내맛도 (0) | 2023.01.12 |
---|---|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깔 필요가 없는 양파 (0) | 2023.01.09 |
[젠틀맨] 사건의 재구성 (0) | 2022.12.23 |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좌우맹 (0) | 2022.12.21 |
[아바타: 물의 길] 63빌딩 아이맥스의 추억 속으로 (0) | 2022.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