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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He 2001

이 작품을 멀리서 보면 교복을 단정히 입은 어린 학생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거나 반성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얼굴을 확인해 볼까요? 모두가 알지만 언급조차 꺼리는 아돌프 히틀러의 얼굴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을 주도하여 역사상 가장 잔혹한 악인으로 꼽히는 히틀러. 그는 생전에 참회하지 않았지만, 카델란은 이 기묘한 모형을 봉해 여전히 잔존하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열하게 고민하도록 합니다.

히틀러는 죽었지만 학살과 혐오의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여전히 유령과 같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듯합니다. 이미지를 통해 민감한 주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카텔란은 언급조차 금기시되는 인물을 생생하게 되살려냄으로써 질문하고, 토론하도록 합니다. 이 인물이 참회한다면, 용서를 얻을 수 있을까요? 진정한 용서와 화합은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는 진정 과거로부터 가르침을 얻어 더 나은 미래로 나가고 있는 걸까요?

-안내문에서 발췌-

2편에 이어서~

 

[리움 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 : WE - 2

아름다운 나라, Il Bel Paese 이탈리아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여기 이탈리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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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볼 땐 작은 소년인가 했는데~

앞에서 보니...

다르면서도 비슷하게 잘 만드신 듯 ㅎㅎ

어머니, Mother 1999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한 카텔란은 수피 이슬람(sufi islam) 계통의 고행 수도자 파키트(rakir)를 초청했습니다. 두 시간 동안 기도하는 손만 드러내고 땅에 묻힌 파키르의 고행은 개막 행사 기간 동안 수차례 반복됐습니다. 중동과 남아시아 등지에서 진행되는 파키르위 고행이 종교적, 지역적 맥락을 떠나 국제 미술 행사에서 치러지자 의문을 자아냈습니다. 실제 수행은 비공개로 진행되고 이미지만 유통되었던 탓에 눈속임이라는 혐의를 받거나 낯선 종교 수행의 의미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어머니(Mother)>입니다. 독실한 신자였던 카텔란의 어머니는 언제나 카텔란에게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으며, 말년에 병마와 싸우는 동안 종교에 의지했다고 합니다. 카텔란이 지켜보는 중에 진행된 매장 퍼포먼스는 그가 참석하지 못했던 어머니의 장례식을 대신한 이별 의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단 하나의 이미지로 집약된 종교적 수행은 미술 전시를 예술가의 성취를 드러내는 곳이 아닌 문화적 포용의 계기로 전환하고, 관객 마음속의 상실감을 상기하며 애도와 공감의 장을 펼칩니다.

-안내문에서 발췌-

설명이 확실히 필요했던 작품

무제, Untitled 2007

래브라도 리트리버 두 마리가 작은 병아리를 사이에 두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천장이나 벽에 고정된 말이나 무력하게 늘어진 다람쥐에 비하면 이 동물들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를 마주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성탄절에 아기 예수가 마구간에서 태어난 장면을 작은 조각으로 재현하는 전통이 있는데, 카텔란은 90년대에 이 전통을 끌어오되 도발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작품은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를 맞이하는 구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한편 체격 차이가 큰 동물이 공존하는 장면에서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박제된 동물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리트리버가 병아리를 공격할지 아니면 좋은 친구로 남게 될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안내문에서 발췌-

그래도 리트리버와 병아리라 뭔가 귀여운~

무제, Untitled 2000

카텔란을 닮은 한 인물이 옷걸이에 매달려 있습니다. 2000년에 선보인 이 작품의 이전 버전에서는 인물이 예술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상징적인 펠트 양복을 연상하는 의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보이스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의심하며 예술 작품의 원본성에 도전하는 등 현대미술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보이스 양복의 모조품을 입은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작은 인물은 예술가의 전형에 맞지 않는 카텔란의 모습과 호응합니다. 이번에 전시된 이 작품 속 인물은 드디어 보이스의 양복을 벗고 자신에게 맞는 옷차림을 찾은 듯하지만 여전히 옴짝달싹 못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몸의 크기는 어린이에 불과하지만 피로가 묻어나는 중년의 얼굴을 한 인물은 여전히 예술가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합니다.

-안내문에서 발췌-

뭔가 묘하니 진짜 걸린 느낌으로~

딱 잘 어울렸네요.

찌릿찌릿~~

그림자, Shadow 2023

주방에 있어야 할 냉장고가 전시장에 놓어있고, 안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중년의 여성이 쭈그려 앉아 우리를 마주합니다. 비현실적인 장면은 이 여성이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상상하도록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의 출발점이 된 <벳지(Betsy)>는 1999년 카텔란이 개인 수집 가를 위해 제작한 작품으로, 수집가의 할머니의 밀랍 모형이 냉장고에 들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작업이 완성된 시점에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수집가 가족은 이 작품을 할머니에 대한 기념비로 생각하며 위안을 얻었다고 합니다. <벳지>로부터 영감을 얻은 <그림자(Shadow)>는 수집가의 할머니 대신 카텔란의 어머니를 냉장고에 둡니다. 작가는 20대 초반에 어머니를 여의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그만의 방식으로 어머니를 기립니다. 냉장고라는 터무니없는 설정과 고인인 실제 인물을 똑 닮은 인형의 오묘한 미소가 교차하는 이곳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셨나요?

-안내문에서 발췌-

아무래도 작품을 볼 수 있는 각도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줄을 길게 서서 관람했던~

냉장고와 어머니라니 확실히 와닿긴 합니다.

뭔가 중성적인 느낌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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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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