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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으로 시작된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차기작인데 오랜만에 아주 만족스러운 한국 영화라 추천하는 바입니다. 유니버스지만 연결되어 있지는 않고 지진으로 보이는 재난 세계관만 우선 공유하고 있기에 괜찮았고 앞으론 더욱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사회적 시스템이 무너지고 한정된 자원과 인력으로 천운으로 살아남은 아파트를 지키는 보통의 군상들을 비교적 드라이하게 그려내서 마음에 듭니다. 물론 한국적인 재난의 표현 한계가 있지만 이병헌부터 시작해서 박서준, 박보영 등의 연기가 정말 좋았네요.

다만 그러한 재난의 와중을 떼어다 만들었기 때문에 마무리에 호불호가 생길 수 있겠고 그런 불만을 나가면서 표출하는 경우도 있어서 감안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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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롱테이크로 올라가는 바벨탑

전종서의 팬이기도 하고 티저가 꽤 궁금하게 뽑혀 궁금했던 차인데 GV시사로 먼저 보고 좋았어서 완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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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아예 시작부터 외부인인 바퀴벌레란 걸 관객에겐 대놓고 보여주다시피 하기 때문에 예상되는 마지막이 중요했는데 이병헌이 진짜 와... 너무 좋았네요. 교차 편집도 적절했고 어떻게 외부인이 뻐꾸기 한 가족의 사정을 아는가도 확실해서 원작은 못 봤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신자 이서환의 스토리도 적절했고 딱 맨파워가 부족한 황궁 아파트를 박살 내는 포인트도 좋았네요. 그리 표현되진 않았지만 김선영을 위시한 여성들의 바깥 활동 무시가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에 더 폭발되었습니다.

물론 거기에 같은 처지에 처할 수밖에 없는 방범대들이 이서환을 다른 존재로 인식하며 같이 무시하기 때문에 정말 한국 사회와 너무 닮아 있어 씁쓸하지만 좋았습니다. 단편적으론 일방적인 의무인 군대를 들 수 있겠는데 같은 징집병이면서 공익을 내려치기 한다든지 갈라 치기에 익숙해지며 시스템이 생기자 분열하는 인간의 특성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봅니다.

가족이 없었기에 그저 가족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었던, 그래도 양심이 있던 박서준도 정말 찡했고... 박보영은 시대의 양심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엔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목숨을 내놓고 생존에 발버둥 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윤리적으로만 나오다 마지막 노모에게 눈을 부라리며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괜찮았네요. 엔딩에선 그래도 자신을 위시해 보통의 사람들이었다는 대사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간적으로 같이 욕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인텔리답게 현실을 그제서라도 깨달았다는 게 그나마...

다른 배우들도 그렇지만 박보영 하면 흔히 떠올릴만한 텐션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낮은 텐션으로 캐릭터에 들어갔는데 분장이나 나이 때문인지 이젠 새댁 연령 정도를 넘어서는 차분한 연기도 꽤 잘 어울리고 연기 변신적인 느낌까지 들어 인상적이었습니다.

박서준도 기대치보다 더 찰떡으로 소화해서 좋았던~

거기에 벌새의 박지후도 나오는데 마지막까지 정말 좋았네요. 절벽에서 떨어진 배역은 살아 돌아오기도 하니 혹시나 싶기도 ㅎㅎ 여기서 그나마 내부에서 안식하는 여성들의 바깥 무시가 여적여로 발동되는데 답답하게 잘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보통 이러한 재난과 안전한 둥지가 구축되면 성적인 거래나 에피소드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주인공 부부의 꽁냥 한 신 말고는 전혀 없어 남성들이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재난 상황에서도 남성성을 잃어버린 양 떼들이라 외부의 침략 한 번에 그냥 무너지는 게 당연했네요.

그나마 우두머리였던 이병헌이 재난 전에 피 맛을 보았다 보니 야생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 방범대들끼리의 의리나 그런 게 표현되면 또 좋았을 텐데 아쉬웠네요. 그나마 박서준이 마지막에서도 그러한 양가적인 감정을 잘 보여줬다고 봅니다.

 

[벌새] 신들이 추락하는 끝자락에서

포스터에서 드러나다시피 성수대교 사건 즈음, 90년대 풍경을 그려내며 보편성을 들고 온 영화인 벌새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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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은 딱 빌런 느낌이었는데 오히려 마지막 남은 진짜 양심이었으니... 바스터즈의 수색이 생각나는 신으로 박살 나는 것도 좋았고 그럼에도 주민이었으니 살아남지만 자살을 통해 아비규환을 벗어나는 게 너무 이상적이지만 이해가 되는 캐릭터였네요.

또 한 명 인상적인 캐릭터는 김영탁의 친모인 강애심인데 치매이기에 제대로 증언하지 못하지만 분명 친자식을 죽인 것은 알아보았는데 이병헌이 끌려가는 마지막에는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치매인가 싶으면서도 자신을 제대로 돌봐주지 않았던 친아들과 달리 배변처리도 확실하게 해주고 난로 등 인간적인 대우를 해준 이병헌에 대한 고마움이 기저에 깔린 게 아닌가 싶어 좋았습니다.

아파트가 살아남았기 때문에 기존의 반도 같은 재난물의 클리셰를 많이 따라가진 않았지만 그렇기에 무너지는 모습까지 보여줘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엄태화 감독은 배우 엄태구의 형이던데 다큐멘터리적으로 시작한 초반부터 주제를 확실하게 정해 괜찮았네요.

박보영이 바로 전복된 아파트에서 여성이 주가 된 듯한 평등한 공동체를 발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게 나이브 하긴 하지만 이 또한 이 유니버스에서는 오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던지는 영화였네요. 하지만 방범대 리더 격으로 보이는 장선이 직접 외부 활동을 하는 등 그래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보니~ 비밀의 언덕에서도 좋았는데 여기서도 잠깐 나왔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병헌의 배역에서 모세와 마지막 방범대 3명으로 동방박사, 무너진 성당으로 기독교적인 면도 살짝 넣었는데 아이가 방해하지 않고 그냥 성관계적인 뉘앙스만 비치는 걸 통해 유산으로 무너졌던 박보영이기에 임신을 직접 보여주지 않더라도 상상할 수 있게는 만들어줬으면 어땠을까 싶긴 하네요.

아파트는 주민의 것으로 대변되지만 진짜 자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보통의 그들과 마찬가지의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고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하니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게 좋았습니다. 다만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등 직접적인 표현은 좀~

 

[반도] 분노의 질주, 좀비 트랙

부산행의 후속으로 나왔지만 뭔가 분노의 질주를 보는 느낌이 나더군요. 좀비영화로서는 좀 아니지만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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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언덕] 한심한 세상과 나

요즘은 초등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양천구 사건이라든지 더 이상 초등학생이라고 어리게만 볼 수 없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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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처에 폐허 없니? 문을 찾고 있어”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만난다.

새로운 판타지를 들고 온 신카이 마코토인데 동양 신화스러운 맛과 함께 감동적입니다. 초속 5cm 언어의 정원 같은 감성으로 좋아진 감독인데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어 다시 재난에 대해 들고 와 사실 약간 또?!??라는 느낌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치트키에는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었네요.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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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 사랑이 할 수 있는 일

신카이 마코토가 너의 이름은.이후 3년만에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음악은래드윔프스와 함께하였으며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전작때문에 이번에도그렇게 만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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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의 정반합

초속 5cm부터 언어의 정원까지사랑을 다룬(?) 작품들을 보고 팬이 되었지만그의 SF적인(?) 작품은 아직 보고 있지 않은데(구매는 했지만 아무래도 극장선호파라 ㅎㅎ)이번 편에서는 두가지를 절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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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어른의 사랑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새로운 영화, 언어의 정원을 보고 왔습니다.부천영화제에서는 초속 5cm와 같이 상영해서 시간이 꽤 길었는데실제로는 역시 40여분짜리만 틀어주더군요.CGV포인트가 다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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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초속5센치미터.....첫사랑에 대한 이야기

저번 체육대회때부터 벼르던 초속5센치미터를 몇일전 보았다. ㅎㅎ다들 바뻐서 결국 기형형과 나만 보았지만..나로서는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형은 불만이셨지만 ㅠㅠ;; 사실 나도 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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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진은 신으로서의 천진함과 자신이 점찍은 신도에게 영향을 받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자연과 신은 인간과는 관점이나 사고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마지막 요석으로 돌아가는 것도 묘하게 좋았네요. 사실 여기서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려면 요석을 제작했던 인간의 관점을 넣어 줬으면 되었을 텐데 그러지 않아서 더욱더 혼란을 불러낸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약간 불친절하게 느껴질 순 있겠지만 작품을 다 보고 나서야, 차라리 전달이 되지 않더라도 그게 더 의도에 가까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먹고 다이진은 다시 요석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겠고요. 미미즈를 닫는 근원이 그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이었던 것처럼 도구로서의 다이진이 다시 돌아가는 것이 당연시되는 느낌이 있지만, 신도 관심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스즈메가 저승문을 열었었다는 것도 좋았고 시간에 대해 언급되었다시피 결국 엄마가 아니라 자신이 자신에게 의자를 넘겨준 것은 진짜...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었네요. 안 그래도 다녀오겠습니다의 향연 이후에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줘서 하...

동일본 대지진이 벌써 10년이 넘었구나... 싶어지기도 하고 아이가 아직도 성인이 되지 않은 시기구나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그 여파를 보듬어 주고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 좋았네요. 애니메이션이라 가능한 지점이기도 하고...

다녀오겠습니다를 평범하게 다녀왔습니다로 끝맺을 수 있는 일상이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네요




지진 이외에도 사람이 없어 폐허가 된 여러 동네를 보여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사실 일본보다 더한 역피라미드 인구구조로 돌입하게 될 거라는 예측이 많다 보니 우리도 남의 일이 아니게 되어가고 있기에...

 




이모의 속마음을 이끌어낸 서다이진도 사악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내 속에 담아놓고 풀어놓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래도 사랑이 기반하고 있다면 어떤 마음이든 털어놓아야 풀어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가도 싶어집니다.

들렸던 곳들을 둘러보는 둘의 귀향으로 에필로그를 장식하는 것도 찡하니 좋았던~ 미노루와 세리자와의 만남이 안 보이는 건 아쉬웠네요. 옛 노래를 좋아하는 세리자와와 이모도 뭔가 잘 어울렸는데~

 




하울에 버금가는 미남인 소타와의 케미가 너무 쉽게 풀려나간다 싶었지만 역시나 의자로 변하는 겤ㅋㅋㅋㅋ 서로가 서로의 귀환을 따로 가지는 것도 좋았는데 그렇게 유구하고 전통적인 무당적인 존재인데 너무 지원이 없이 본업을 쪼개서 일해야 한다는 건 ㅜㅜ

물론 바로 생각나는 게 그러한 능력 자체를 권력화하거나 권력자가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싶기도 했네요. 또한 미리 방비한다는 게 막고 나면 아무 일도 없는 것이기에 방비에 쓰이는 비용을 얼마나 쉽게 보고 있는가~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높디높은 방파제 등으로 동일본 대지진을 암시해 주기 전까지는 기대에 비해 약간 아쉬운 감도 있었지만 그래도 후반에 방점을 둔 작품으로 느껴져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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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은 아무래도 평이 안좋았어서 넘길까~하다 흥행은 괜찮아서
어떤가~하고 본 작품인데 추억맛 재난형 한국영화답게 나왔네요.

이게 지금와선 매니아층과 호불호가 꽤 갈리는 지점이라고 보는데
그래도 옛날처럼 아주 촌스럽고 길게 끌고 그러진 않아서 생각보다는
즐기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반복개그로 진득하니 끌고가는 것도
관객들 반응이 익숙해져 괜찮았던데다 취향에 맞았기 때문에~

싱크홀이란 재난을 집이란 가치와 잘 얽기도 했고 호불호만 맞으면
가볍게 보기에 괜찮네요. 김지훈 감독의 전작(?)인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도 언젠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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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는 이광수한ㅋㅋㅋ 안효정(한태린)을 짝사랑했지만 집 사고
쭉쭉 오르는 동료 이학주와 이미 사귀는 중이라 원룸 능력을 탓하며
술 마시는게 참 ㅜㅜ 많은 남성들의 현실이다보니 하....ㅠㅠ

남성은 자기가 능력이 없어서, 여성은 남성이 능력이 없어서 안한다란
결혼통계 생각도 나고 ㅜㅜ

 

 





그래서 김혜준이 같은 원룸을 내세울 때 같은 반응이 안나오기도 하고...
그래도 안 도와줘도 물통도 잘 갈고(욕은 하지만ㅋㅋㅋ) 광수를 마음에
두긴 했던걸로 보였던지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게 좋았네요~
둘의 개그 분량도 재밌었곸ㅋㅋㅋ

원룸에서 캠핑카로지만 캠핑카가 끝은 아닐테고 노매드랜드가 생각나긴
하지만 젊은 세대의 선택이니 다른 느낌이 나긴합니다. ㅎㅎ

 

 

[노매드랜드] No Mad

노매드라지만 사실 전부터 쓰이던건 노마드일텐데 표기법이 바뀐건지노매드랜드라니 제목부터 좀 다르게 와닿았던 작품입니다.영화는 단순한 경제의 몰락이 아닌 석고보드의 문제점이 밝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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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도 김성균하니 괜찮고 정보단절로 계속 아이를 찾는게 아니라
코믹과 재난 분량을 나누고, 신파 분량을 또 나눠서 간결하게 몰고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영숙과 나철이 치매 부모를 봉양하는 아들 가족으로 나와 큰 분량은
없었지만 가슴 아팠던...누나도 포기하고 나몰라라하는 느낌이었던지라
신파를 덜어내느라 나철의 분량이 거의 없긴 했지만 그 아들의 곁을
지키고 김성균과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구조도 포기하고 2층
아이의 시체를 인양하려는 것도 잘라내는게 참 슬프면서도 따스했네요.

 

 

 




차승원은 멀티맨처럼 나오는데 오버스러운면서도 반복개그로 아무래도
제일 호불호가 갈릴 스타일이라~ 그래도 마지막까지 일관성은 있다보니
괜춘했던~ 롯데타워가 자주 나오는데 그래서 그렇게 깊은 싱크홀이
가능했나 하는 느낌도 들고 ㅎㅎ 본래 석촌호수도 강이였는데 막고
주변을 땅으로 만들었던거니~

 

 

 




부인 역인 권소현이나 김재화, 남다름 등의 조연들도 자잘한 재미와 함께
괜찮았네요. 추억맛이지만 요즘식으로 정제된 불량식품같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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